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9.7 대책)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9.7 대책)

1. 개요

나는 주로 크립토와 웹3.0에 대한 글을 다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국에 산다면 반드시 주목하는 시장이 있다. 바로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다. 탈중앙화된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내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자본주의의 메인 필드를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 부동산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자산 증식과 계층 이동의 가장 중요한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6·27 대책 이후 다시 ‘돈줄’ 죈다…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 ‘2억’ 제한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정부가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발표한 지 두 달여 만에 다시 칼을 빼들었다.서울 강남3구·용산구의 LTV(담보인정비율)를 40%로 축소하고,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주담대는 전면 차단하는 초강수다. 또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는 2억원으로 일원화하고, 고액 주담대에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요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도입한다.정부는 6·27 대책 이후 한때 주춤했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8월 들어 다시 확대되고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재점화함에 따라, 7

그렇기에 이번 9월 7일에 발표된 ‘주택공급 확대 및 시장 안정 방안’처럼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거대한 정책이 나오면, 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수도권 135만 호 공급이라는 거대한 숫자에 일부 대중은 환호하지만, 정책의 면면을 들여다본 전문가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먼저 "나는 잘 모르겠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대책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실효적 방안이라기보다, 향후 부동산 시장을 ①공공과 임대 중심으로 재편하고, ②민간의 역할을 축소하며, ③정부의 통제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선언문에 가깝다. 그럴싸한 문구 뒤에 숨겨진 진짜 의도는 무엇일지, 관계 장관들의 발언부터 정책의 구조적 모순까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결국 “아파트는 빵이 아니다”라는 오래된 명제가 왜 지금 다시 소환될 수밖에 없는지 명확해질 것이다.


2. 이면의 숨은 의도

정부의 공식 발표와 모두 발언은 정책의 방향성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바로미터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부총리와 국토부장관의 발언은 이번 대책의 핵심을 명확히 보여준다.

현 시장 불안의 원인을 전 정부의 규제 완화,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 야권 지자체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 6.27 대책의 효과를 자평하지만 시장은 동의하지 않는 현실 인식, 그리고 규제지역 추가 지정을 암시하는 발언들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국토부장관 역시 상승 기조가 꺾이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해법으로 ‘공공’과 ‘개발이익환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민간 공급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매우 반시장적인 접근일 뿐더러, 결국 모든 비용이 세금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말해준다. 또한, 공급의 또 다른 축으로 ‘임대’를 강조하고, 시장 문제의 원인을 일부 불법 거래로 치부하는 것은, 지금의 시장 불안이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대다수 국민의 ‘정상적인 수요’에서 비롯된다는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본다.


3. 대책의 명분과 구조적 한계

정부는 공급과 함께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핵심을 비껴가며 애꿎은 실수요자의 발목만 잡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규제지역 LTV 강화 (50% → 40%)
  • 주택매매/임대사업자 대출 금지 (수도권, 규제지역)
  • 1주택자 전세자금대출 한도 2억 원 축소

언뜻 강력해 보이는 이 규제들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이미 서울의 주요 지역(강남3구, 용산 등) 아파트는 대부분 15억 원을 초과하여 주택담보대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이다. 즉, LTV를 40%로 낮추는 조치는 고가 주택 시장의 투기 수요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진짜 타격을 받는 쪽은 상급지로 주거 이동을 꿈꾸는 1주택 실수요자라고 본다. 전세자금대출 한도 축소는 이들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신규 임대사업자의 대출을 막는 것은 장기적으로 민간의 전세 공급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투기 세력이 아닌, 평범한 가계의 거주 이전 자유만 제약하는 셈이다.


4. 숫자뿐인 공급, 핵심은 모두 빠졌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단연 '수도권 135만 호 공급'이다. 이는 연평균 27만 호로, 매년 신도시 하나를 짓는 규모다. 그러나 공급 대책의 성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①어디에(Location), ②언제(Timing), ③어떻게(How) 공급하는지에 달려있다.

이번 대책은 이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모두 답하지 못한다.

① 위치의 문제

서울이 아닌 경기도 외곽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살고 싶은 곳에 있는 집'이다. 하지만 이번 공급 계획의 대부분은 수요가 집중된 서울 도심이 아닌, 경기도 외곽 공공택지에 쏠려있다. 직주근접, 학군,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공급을 집중하는 것은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지 못하고 미분양 리스크만 키울 뿐이다. 공급이 곧 수요가 될 수 없다.

② 시점의 문제

기약 없는 입주이전 정부에서 3기 신도시를 발표했지만 2024년 기준 착공률은 6%에 불과하다. 지금 발표된 계획 역시 3기 신도시를 포함하여 실제 입주까지는 2030년, 혹은 2035년 이후를 기다려야 하는 사업지가 대부분이다. 이는 당장의 공급 부족과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에는 너무나 먼 미래의 이야기다.

③ 방식의 문제

비효율적인 공공 주도정부는 LH가 직접 시행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민간이 수익성 부족으로 포기한 사업을 LH가 떠맡는 구조에 가깝다. 건설사가 아닌 LH가 설계, 시공을 모두 외주에 의존하며 관리자 역할만 수행한다면 비효율과 부실의 위험만 커질 뿐이다. 이미 137조 원(2023년 말 기준)의 부채를 안고 2028년 236조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LH의 재정 건전성을 고려할 때, 이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구멍을 메우는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고 본다.


5. 전세의 종말, 그리고 세수 국가로의 전환

지난 6.27 대책과 이번 9.7 대책은 단절된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하는 두 개의 조각으로 보아야 한다.

1단계 (6.27 대책):

  • 대출총량규제,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 2주택자 주담대 금지, 주담대 6억 한도
  • 민간의 전세 공급을 급격히 감소시키고, 시장을 월세 구조로 빠르게 전환시키는 촉매가 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거래량 감소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고착화 했다고 본다.

2단계 (9.7 대책):

  • 1주택 대출제한, LH/공공주도 공급 전환, 수도권 외곽 공공임대 확대
  • 공공주도 전환과 세수 기반 마련이번 대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1주택자의 대출까지 제한하며 거주 이동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LH를 전면에 내세워 공공이 공급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고 본다.

이 두 가지 정책이 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명확하다고 본다. 바로 민간 전세 시장을 점진적으로 소멸시키고, 월세 기반의 공공주도 시장으로 전환하여 통제력과 세수를 동시에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세를 레버리지를 이용한 ‘버블의 근원’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이를 소멸시키고 월세 구조로 전환하려 한다. 그 이면에는 세수 확보라는 현실적인 목적이 있다. 월세는 임대인(집주인)에게 매달 꾸준히 들어오는 사업소득으로 분류된다. 이는 월급처럼 명확한 소득 흐름이므로 과세가 매우 단순하고 직접적이게 변하게 된다. 따라서, 보증금 형태의 전세는 세원 포착이 어렵지만, 월세로 전환시 매달 안정적으로 세금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수입원이 된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부동산 세금을 걷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그 말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세율을 직접 인상하지 않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0%까지 상향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보유세는 급격히 증가한다. 이를 통해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는 연 수천만 원의 보유세를 내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확보된 세수는 적자에 허덕이는 LH의 공공임대 사업과 주거복지, 혹은 ‘월세 쿠폰’이라는 이름의 재분배 재원으로 활용될 확률이 높다.


6. 결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앞으로 지금의 전세라는 대중적인 구조는 '현금 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점진적 전환될 확률이 높다.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월세 비중의 증가는 가계의 생활비를 잠식하고, 점점 높아지는 비용의 주거 환경은 장기적인 미래 설계까지 위협하게 된다. 월세가 어떠냐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월세는 자산이 아닌 비용이다.

반복되는 공급 숫자 발표보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민간의 공급 활력을 되살릴 실질적인 규제 완화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은 공급 억제책을 과감히 풀고, 수요가 있는 서울 도심에 민간이 '지금 당장' 공급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대책은 그 균형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고 본다. 시장은 정부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